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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The Shackled Continent -Africa's Past, Present, and Future) _Robert Guest
    독서 2010. 3. 4. 15:25

    지은이 : 로버트 게스트 (2004)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 7년간 아프리카 취재 담당)

    옮긴이 : 김은수

    펴낸곳 : (사)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반부 (초판 3쇄, 2009년 7월 20일)

     

    경제 기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가슴에 호소하기 보다는 머리에 논리를 들이밀고,

    재미있는 예시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근거가 되는 사실을 서술하며,

    가난에 대한 온정적인 시각보다는 그 원인을 냉정하게 파해치는 그런 느낌의 책이다.

     

    저자가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경제 기자의 시각으로 '아프리카는 왜 아직도 가난한가?'라는 의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주관적이고 명확한 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와 같은 다른 지역를 비교하면서 분석하기도 하고, 특정한 분야에서 아프리카 대육 내의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비교, 분석하기도 한다. 과거의 원인을 분석하기도 하고, 현재의 상황을 비교, 비판하기도 하고, 미래의 대안과 희망을 제시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프리카가 아직도 가난한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인 자신들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말이 아프리카 대륙이 가난한 이유가 과거의 유럽의 식민주의자들나 현재의 다국적기업과 선진국이 주장하는 세계 무역 체제의 불공평과는 관계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이것들은 분명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게된 원인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한 것임을 인정한다.

    다만 '아프리카가 계속 가난한 이유, 즉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아프리카인 자신들, 특히 같은 아프리카 사람인 국가 지배층, 엘리트, 기득권자들 책임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유럽의 식민주의를 청산했지만, 그 자리를 다른 소수의 흑인이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자원은 풍족하지만,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는 파벌, 종족들의 착취는 과거 유럽 식민주의 국가들 보다 더욱 고약하다.

    재산권을 제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부패하고 무능하고 게으르고 사악한 정부 공무원들과 그것을 용인하고, 또는 더욱 조장하는 정치 지도자들 때문이다.

    에이즈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도 일반인들의 무지와 가난 때문이고, 정부의 무지와 무능 때문이다.

    비참한 살육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국가와 이웃보다는 종족이나 부족의 이익을 강조하는 뿌리깊은 아프리카인들의 전통과, 이러한 서로의 갈등을 부채질해서, 자신의 실정을 외부의 요인으로 돌리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음모 때문이다.

    엄청난 원조를 받은 아프리카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냉전 체제 아래에서 부유한 원조국들의 자국 이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 후에도 단순한 심리적인 자기용서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었고, 그렇게 관리되지 않은 원조는 아프리카 정부들을 부패하도록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프리카 정부는 원조를 자기들 배만 채우는 데 유용했다.

    다국적 기업이나 선진국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의 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구 기업들에 대한 왜곡된 편견과 그에 따른 불이익, 정치와 사회의 불안정으로 인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 때문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테크 산업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열악한 교육제도 때문이며, 서구의 검증을 신뢰하지 않지만, 동시에 스스로 검증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완전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분석과 전개는 일면 귀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의 정부 관료들과 엘리트들의 책임이 크다라는 것에는 별다른 토시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몸소 겪어 보면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그들의 어쩔 수 없는 사람됨에 한숨을 내실 수밖에 없다.

    너무나 뻔뻔스럽게, 너무나 탐욕스럽게, 너무나 무책임하게, 너무나 이기적이게, 너무나 기가막히게....

    정말 나열하면 끝없이 나열할 수 있을 것같은, 그러한 가장 원초적인 이기심을 극복하기는 커녕 그것에 목을 메는 그런 짐승같은 인간들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아프리카 사회가 관료들이야 원래 그렇다고 느끼며 당연시하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그렇게 부도덕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오면 돈으로 보이고, 외국인들에게 거짓으로 속이고 돈을 사기치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가지거나 비난하기 보다는, 부러워하고 통쾌해하고 은근히 자신도 그 덕을 보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소수 관료들만 그렇고, 다수 서민들이 그렇지 않다면 분명 큰 흐름에서 희망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옳다고 인정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덮으면서 뭔가 시원하지 못한 구석이 있다.

    저자 스스로 인정하듯이, 이것은 사실 말 그대로 이방인의 관점이다.

     

    아프리카가 나아가야 할 길은 바로 서구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비교와 평가의 기준이 서구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이다.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추종한 한국에서 사는 나 역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만큼 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7년간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와 지역을 돌아다닌 기자의 시각 치고는 너무 판에 박힌 느낌이다. 참신하고 독특한 새로운 대안이 될 만한 시각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아프리카 내의 성공사례를 말하면서, 미래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벌써 6년 전에 출간된 책이어서,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는 세계 정세에 뒤처진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아프리카와 관계하는 세계는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외에도 다른 대륙과 국가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정부 관료들을 부패하도록 길들이고 있는 선진국의 의도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는 지원과 간섭, 아프리카 서민들에게 노예근성이나 과하게 말하면 거지근성과도 같은 심리적인 피해의식을 마음 깊이 새겨준 식민주의자들의 폭정과 억압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은 없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아프리카인들만의 잘못인가? 물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아프리카인들에게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그대로 방치만 하고 시간이 지나기만 한다고 되는 것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된다.

    너무 한쪽으로만 몰아 세운다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아프리카 스스로의 자성을 촉구한다는 것은 그 다른 누구도 아닌 분명 아프리카를 위한 것이다.

    아프리카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는 것도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외부에 있는 자들에게는 그만큼 아프리카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듯 하다.

     

    이 책의 특별하고도 신선한 부분은 옮긴이의 '더 알아두기'이다. 저자와는 다른 관점을 소개하거나, 특정 내용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나 소설을 소개하는 것, 그 이후의 진행상황을 기술한 것 등은 읽는이로 하여금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아프리카 자체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다.

     

     

    <목차>

     

    옮긴이의 글 4, 
    프롤로그 12,
    서론 16,

    제1장 뱀파이어 나라
    아직도 해방되지 못한 아프리카 사람들 53, 선거 조작 71, 재2의 진정한 해방 79,
    제2장 다이아몬드 채굴은 무덤 파기
    풍부한 광물자원과 가난한 아프리카 93, 코끼리를 삼키려는 두꺼비 103, 약탈이 앗아간 평화 106, 소수에겐 노력 없이도 가능한 부(富) 110, 앙골라에 내려진 값비싼 저주 114, 평화의 전리품 챙기기 116,
    제3장 권리 없는 재산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왜 재산권이 필요한가 129, 대출받아 사업 확장하기 136, 땅에 얽매인 사람들 138, 자본주의는 규칙 준수를 필요로 한다 141, 나숀이 지은 집 143, 재산권 확립하기 144,
    제4장 죽음에 이르는 섹스
    에이즈가 가져온 재앙 155, 바이러스는 어떻게 퍼지나 163, 에이즈와 가난 168,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고아들 170, 왜 에이즈는 통제하기 힘든가 173 (부주의한 섹스/난무하는 허구/빈곤/인구이동/전쟁/성차별주의/알코올/음경의 포피), 에이즈와 싸우는 법 178, 망설이다가 죽는 법 182, 일말(一抹)의 희망 186,
    제5장 뱀의 아들은 뱀
    부족과 국가는 왜 분리되어야 하는가 191, 종족주의의 재앙 193, 르완다 대학살 197, 아프리카의 분열 208, 이슬람의 부름 218, 흑인 차별에서 흑인 우대로 221, 흑인 중산층 육성 227, 법을 더 만든다고 정의가 더 실현될까 230, 승자와 패자 235, 사람은 됨됨이를 보고 판단하라 241,
    제6장 똑똑한 원조와 자유무역
    왜 원조가 실패했는가 251, 대규모 광상 254, 6개의 마샬 플랜 255, 실패한 원조 - 잠비아 258, 성공한 원조 - 보츠와나 263, 성공과 실패의 차이 264, 무능한 정부에는 아이디어를 266, 유능한 정부에는 돈을 269, 무역을 할 권리 272, 농업보호주의, 도살되지 않는 돼지 278,
    제7장 굶주린 도로와 기업 투자
    아프리카의 투자 위험성과 높은 수익률 289, 악조건에 대처하기 296, 열악한 도로 298, 착취보다 도 나쁜, 착취 없는 무직(無職)생활 301, 나쁜 평판의 대가 311, 기업과 신뢰 318,
    제8장 황무지에 통신망 갖추기
    아프리카 기술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327, 부와 평균 수명의 상관관계 334, 두뇌 vs. 병균 336, 인터넷 통신망 사업 343, 하이테크로 가는 길 347, 지적 재산권 침해 353, 우선순위 356,
    제9장 무지개 나라를 넘어
    남아공의 미래에 대한 전망 365, 소수에게는 낙원의 나라, 남아공 367, 관대한 정부 369, 사업하기에 안전한 장소 371, 해고하지 못하면 고용도 없다 372, 살기 힘든 나라 375, ANC의 속마음 379, 흑인의 기대감, 백인의 불안감 390,

    결론 한 번에 한 걸음씩 398, 에필로그 427, 주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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