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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소리
    WrItInG/FiCtIoN 2012. 4. 4. 14:03

    간만에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어릴적 소낙비와 장마비가 그립다. 


    온난화를 등에 업고

    계절과 시절을 나몰라라

    줏대없는 경고와 보복의 광기로만

    뿌려대는 스콜은

    옛적 소낙비의 시원스런 기개가 없다. 


    아무리 드센 몰아침과

    무거운 중량으로 무장하고도 

    하늘의 단두대 칼날인양

    울부짖는 비명을 토해내며 쏟아지는 

    수직의 국지성 폭우도

    옛적 장마비의 듬직하고 눅눅한 무게감이 없다. 


    온몸으로 받아주는 흙과 풀잎은 없이

    튕겨내고 몰아내는 아스팔트의 땟국물로 

    얼룩진 때문인가?


    아무리 씻어내도 시원스럽지 못한 

    돌아오지 않은 탕자의 회개의 눈물처럼


    세상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들리지 않고 

    빗줄기 허리를 끊어내며 짓밟고 지나가는 

    타이어 소리로 울리는 구토증 때문인가?


    아무리 신음하고 통곡해도 깊이없는 

    헤매이는 탕자의 뉘우침의 울음처럼 


    그립다. 

    갈증과 더러움을

    향긋한 맑음으로 

    눈앞을 씻어내는 

    눈물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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